그림책 읽기

밀물과 썰물은 왜 생길까? 아이에게 쉽게 설명하는 법

갯벌에서 아이가 "바닷물은 어디 갔어?" 하고 물을 때. 달과 바다 사이의 일을 아이 눈높이로 풀어 보고, 그림책 〈달 아이〉가 시작된 서해의 밤 이야기도 덧붙였다.

2026년 10월 30일 · 읽는 데 3분 · 남우주

서해 갯벌에 아이와 가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질문을 받았을 거다. "바닷물은 어디 갔어?" 아침엔 찰랑이던 바다가 오후엔 저만치 물러나 있고, 그 자리엔 반질반질한 갯벌만 드러나 있다. 아이 눈엔 바다가 통째로 사라진 것처럼 보이니 궁금할 수밖에.

이불을 들추는 달

나도 그 풍경을 한참 신기하게 쳐다본 적이 있다. 오래전 서해안에서였다. 달이 떠오르고, 물이 빠져나간 바다가 달빛 아래 넓게 누워 있었다. 그런데 문득 바닷물이 꼭 이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이불을 들어 올리면 그 아래가 훤히 드러나고, 이불을 내려놓으면 다시 포근하게 덮인다. 들면 썰물, 놓으면 밀물.

이불을 드는 건 달이었다. "우리 아이 어디 갔나?" 하고 달이 바다라는 이불을 살짝 들춰 보는 것만 같았다. 그 밤의 엉뚱한 상상이 오래 마음에 남아 있다가, 그림책 〈달 아이〉가 됐다.

한 줄로 답하면, 달이 바닷물을 당겨서

과학으로 답해 주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세상 모든 물체는 서로를 끌어당기는데, 이 힘을 인력이라고 한다. 달은 멀리 있어도 워낙 커서 지구의 바닷물을 제 쪽으로 살짝 끌어당긴다. 그러면 달 쪽 바다는 물이 불룩하게 모이고, 그만큼 다른 바다는 물이 빠진다.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해 주면 된다. "달이랑 바다 사이에 눈에 안 보이는 실이 있대. 달이 그 실을 당기면 바닷물이 달 쪽으로 따라가." 자석이 클립을 끌어당기는 걸 보여 주면 더 잘 알아듣는다. 엄밀히 말하면 자석과는 다른 힘이지만, 처음엔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하루에 두 번, 날마다 50분씩 늦게

밀물과 썰물은 대개 하루에 두 번씩 찾아온다. 달 쪽 바다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 바다도 함께 불룩해지기 때문이다. 이건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왜 두 번이야?" 하고 물을 때 알려 줘도 늦지 않다. 지구가 하루 한 바퀴 돌면서 불룩한 두 곳을 한 번씩 지나가니, 물이 가장 높이 차는 만조와 가장 많이 빠지는 간조가 하루에 두 번씩 생긴다.

재밌는 건 이 시각이 날마다 조금씩 늦어진다는 거다. 하루 평균 50분쯤. 달이 하늘의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데 24시간 50분쯤 걸려서다. 달 뜨는 시각이 매일 늦어지는 것과 같은 까닭이다. 아이와 며칠 동안 달 뜨는 시각을 적어 보면, 바다와 달이 한 박자로 움직인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된다.

보름과 그믐엔 더 크게, 사리와 조금

물이 드나드는 폭도 날마다 다르다. 해도 바닷물을 당기기 때문이다. 보름과 그믐 무렵엔 해와 지구와 달이 한 줄로 늘어서서 두 힘이 겹친다. 이때 물이 가장 크게 들고 나는데, 이걸 사리라고 한다. 반달이 뜨는 상현과 하현 무렵엔 해와 달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당기니 물의 움직임이 작아진다. 이때가 조금이다. 실제로 물이 가장 크게 움직이는 날은 보름이나 그믐보다 하루이틀 뒤에 온다.

그러니 밤하늘의 달 모양만 봐도 오늘 바다가 얼마나 움직일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우주상자 홈페이지 첫 화면 왼쪽 위에 오늘의 달 모양을 적어 둔 것도 그래서다.

우리 바다는 얼마나 움직일까

같은 날이라도 바다마다 차이가 크다. 서해는 세계적으로도 물이 크게 드나드는 바다로 꼽힌다. 인천 앞바다는 사리 때 물높이 차이가 8~9m에 이른다. 아파트 3층 높이쯤 되는 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고 나는 셈이다. 남해는 1~3m, 동해는 30cm 안팎이라 동해에선 밀물과 썰물을 거의 느끼기 어렵다. 서해에 넓은 갯벌이 생긴 것도, 갯벌 체험을 하러 다들 서해로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닷가에 가기 전에, 아이와 해 볼 것

  • 물때표 같이 보기. 가려는 바다의 만조와 간조 시각을 물때표에서 같이 찾아본다. "오늘은 몇 시에 이불이 걷힐까?" 하고 물으면 그것만으로도 놀이가 된다.
  • 달 모양 일기. 일주일쯤 저녁마다 달을 그려 본다. 보름이 다가오면 "이번 주말엔 바다가 크게 움직이겠다" 하고 같이 예상해 본다.
  • 갯벌에선 시간 지키기. 밀물은 생각보다 빨리 들어온다.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각보다 넉넉히 먼저 나오기로 아이와 약속해 두자.

과학으로 한 번, 이야기로 한 번

과학으로 설명해 주면 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아이 마음에 오래 남는 건 대개 이야기 쪽이다. 〈달 아이〉에서 달 아이들은 밤마다 달님에게 이어진 금빛 실에 매달려 세상 곳곳을 여행한다. 인력이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지만, 아이들은 그 실을 보며 달과 바다 사이에 무언가 이어져 있다는 걸 그림으로 먼저 알아챈다. 늘 곁에 있는 데면데면한 밤 아이가 달님에게 다가가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직접 펼쳐 보면 좋겠다.

낮에 갯벌에서 "바닷물은 어디 갔어?" 하고 묻던 아이에게, 밤엔 이불 속에서 이 책을 읽어 주면 어떨까. 오늘 밤 창밖의 달도 이불을 살짝 들추고 우리 아이를 찾고 있을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