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가 질투한 단 한 사람, 캐서린 맨스필드

체호프를 스승으로 삼고, 울프의 질투를 받고, 결핵 속에서 걸작을 쓴 작가. 「미스 브릴」과 「차 한 잔」의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의 삶을 따라가 봅니다.

2026년 10월 29일 · 읽는 데 3분 · 우주상자 편집부

우주상자의 두 단편선 『저 사람은 왜 저럴까?』와 『왜 이런 마음이 들까?』에 모두 이름을 올린 작가가 있습니다. 캐서린 맨스필드입니다. 앞 권에는 「미스 브릴」이, 뒤 권에는 「차 한 잔」이 실렸지요. 서른넷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단편소설이라는 형식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런던으로

맨스필드는 1888년 10월 14일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은행가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아름답지만 답답한 식민지 상류층 사회에서 유년기를 보냈지요. 1903년부터 런던 퀸즈 칼리지에서 첼로와 문학에 빠졌고, 잠시 뉴질랜드로 돌아갔다가 다시 런던으로 영구 이주해 자유로운 보헤미안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1911년 첫 단편집 『독일 하숙집에서』를 냈고, 1920년 단편집 『행복』으로 문학적 명성을 굳혔습니다. 「미스 브릴」이 영국 문예지 『애시니엄』에 처음 실린 것도 1920년 11월 26일이었습니다.

"나의 스승은 오직 체호프뿐"

맨스필드는 생전에 "나의 스승은 오직 체호프뿐이다"라고 공공연히 말할 만큼 안톤 체호프를 숭배했습니다. 초기 단편 「피로한 아이」는 체호프의 「자고 싶다」를 아주 밀접하게 참조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요. 당시 영국 문단은 그녀를 "영국의 체호프"라고 불렀고, 맨스필드는 체호프의 편지를 읽으며 그의 '객관적 태도'를 자기 문체로 녹여 냈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에는 맨스필드와 함께 체호프의 「내기」도 실려 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단편을 한 권에서 나란히 읽을 수 있는 셈입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질투

맨스필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사람이 버지니아 울프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시대를 살며 서로를 강하게 의식했습니다. 울프의 일기 속 맨스필드는 그리 너그럽게 그려지지 않았지만, 맨스필드가 세상을 떠난 뒤 울프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녀의 글은 내가 질투한 유일한 글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상실감과 우울을 기록했지요. 경쟁하고 깎아내리면서도 누구보다 그 재능을 알아본 사람, 울프의 이 문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양가감정입니다.

결핵 속에서 쓴 걸작들

1917년 맨스필드는 결핵 진단을 받습니다. 이후 그녀의 삶은 요양지를 옮겨 다니는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그 속에서 「전주곡」 같은 걸작을 썼습니다. 맨스필드에게 글쓰기는 자신을 지탱하는 방식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차 한 잔」도 그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1922년 1월 11일, 단 몇 시간 만에 완성해 잡지 『스토리텔러』 5월호에 발표했지요. 같은 해 대표작 『가든 파티』가 나왔고, 「미스 브릴」도 이 단편집에 실렸습니다.

1923년, 맨스필드는 프랑스 퐁텐블로의 구르지예프 연구소에서 요양하던 중 결핵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서른넷이었습니다.

태워 달라는 유언, 지켜진 원고

맨스필드는 유언장에 가능한 한 적게 출판하고 가능한 한 많이 폐기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남편 존 미들턴 머리는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원고와 기록을 보존하고 엮어 출간했습니다. 「차 한 잔」이 실린 단편집 『비둘기 둥지』도 그렇게 그녀가 떠난 해에 나왔지요. 그 선택 덕분에 맨스필드는 세상을 떠난 뒤 더 널리 읽히게 되었습니다.

맨스필드를 읽는 법

맨스필드의 단편에는 큰 사건이 없습니다. 공원 벤치에 앉은 한 여인의 오후(「미스 브릴」), 가난한 소녀를 집에 데려온 부잣집 여인의 저녁(「차 한 잔」)처럼 짧은 순간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 안에서 인물의 마음이 미세하게 금이 가고, 독자는 그 금을 통해 인물의 속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래서 맨스필드는 천천히, 한 문장씩 읽는 게 좋습니다. 인물이 무엇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감추는지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그 인물이 나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